아프리카(나미비아) 여행기 #12 - 세스림 캐년 (Sesriem Canyon)

Posted by 김치군
2008.04.04 15:05 그외 지역들/05 남아공 나미비아



베타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오늘은 세시림까지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다. 1시간쯤 달렸을까..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우리는 점심을 먹기위해서 길 한가운데에 차를 세웠다.



사람들은 모두 차에서 내려서 러브모어와 잭이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근처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뒤쪽의 구름은 너무 많이 뭉쳐있어서 별로였지만, 앞으로 갈 길의 방향은 파란 하늘과 수많은 구름떼들이 한떼 뭉쳐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엄청 많아서 땅에서는 그림자가 생겼다 사라졌다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앞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비포장도로와 끝없는 지평선이었기 때문에 넓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운 느낌은 굉장히 상쾌했다.







나미비아의 도로는 도시 주위를 제외한다면 모두 비포장 도로로 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쉽게 상상하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는 아니고, 포장만 되어있지 않을 뿐 굉장히 잘 정비되어 있는 비포장 도로였다. 달릴때도 충격이 그리 발생하지 않아 편안히 달릴 수 있지만, 맞은편에서 차가 달려오기라도 하면 모래바람에 휩싸이게 되는 단점도 같이 가지고 있었다.

재미있는것은 비포장 도로 전체적으로 중간크기의 모래와 흙들이 섞여있어서인지 사진으로 찍으면 도로가 멈춰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스피디한 느낌의 사진이 나온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수많은 구름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대부분 굉장히 잘나왔다!! ^^;;



도로의 한편에는 척박한 땅에서 이렇게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었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바싹 말라버린 말의 뼈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으려니 어느덧 점심시간! 점심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샌드위치였지만, 그래도 허기질때 먹는 음식은 뭐든지 맛있었다. 나는 특별히 앉을곳이 없을것 같아서 음식을 접시에 담고 바로 차로 올라가서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먹기 시작한지 10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뒷쪽에서 모래바람이 불어오면서 차안에서 먹던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음식에 모래가 가득차버렸다. 개중에는 막 음식을 담은 사람도 있었는데, 아무도 더이상 음식을 먹을 생각을 하지 못할정도로 음식과 모래가 섞여버렸다. 아아아.. 나는 불행한 일에 대한 예지력이 있었던 것인가+_+



차창에 비친 구름의 모습. 트럭의 창이 크다보니 반사하는 구름의 모습과 하늘의 구름이 꽤 잘 매치되는것 같다 ^^





다소 황폐했던 땅을 30분쯤 달렸을까.. 초록색의 식물들이 주위에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근처에 마을이 있다는 것. ^^; 지하에 최소한의 물이라도 있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는 것이라는 잭의 설명에, 이와 같이 물이 있어 사람들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은 굉장히 짧았다. 건물 몇십채가 전부..







마을이 경계였을까? 땅은 조금 더 푸르름으로 가득찼다. 밖은 초록이 드문드문 보이는 작은 언덕들이(주변에 바교대상이 없어 보이기에 언덕이지.. 대부분 꽤 높은 산들이다) 주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황량한 사막만 몇일째 보다가 푸른 식물들이 눈에 보이니 기분도 한결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멀리 보이는 검은 구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줄도 모르고..



그렇게 하늘을 쳐다본 순간.. 해무리를 발견했다. (-_- 맞는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 구름에 무지개가 생긴건 처음 보다보니-_-;;; 땅하고 연결되어있지 않은..) 그리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_-; 아까 본 검은 구름들 속으로 들어온것이다.



순식간에 쏟아진 비는 어느쌔 땅위로 흐르기 시작했고..



차안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태양을 막기위한 신문지도 필요없어졌다. 그나저나 신문에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결별소식이 눈에 띈다. 옆에..모델 사진이랑 ㅎㅎ



우중충해진 하늘..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기는 했지만,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0분동안 쏟아진 비의양이 엄청나긴 했지만, 덕분에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가 많이 일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10분정도 달리자 다시 마른 땅이 등장했다. 비가 온 지역은 극히 일부지역이었던 것이다.





비내린 지역을 벗어나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파란 속살을 살짝 내비췄다.



점점 많아지는 하늘의 구름들..

하지만 우중충하지는 않은 하늘색의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앞으로 가는길에는 아마 더이상의 비는 없을거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



그렇게 달려가는데 노마드의 다른 투어 트럭이 문제가 생겨서 멈춰있는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내려서 도와주기 위해 다가갔는데, 알고보니 트럭 앞의 범퍼가 한쪽이 떨어져서 땅에 닿아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그것을 떼어내기위해 트럭과 작은 실갱이를 벌이더니, 결국에는 범퍼를 떼어내 차 위에 싣고는 그제서야 떠날 채비를 했다. 큰일은 아니었네. 다행!



이런 지형은 이제 끝!

Sesriem이 가까웠다는 표지판이 나오자마자 땅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변해버렸다. 땅의 색갈이 너무나도 순식간에 변해버려서 깜짝 놀랐는데, 하늘도 덩달아 우중충해졌다.



이런 언덕으로 이루어진 붉은색의 땅을 20여분 달렸을까.. 다시 평소에 보아오던 색깔의 땅을 만나게 되었고, Sesriem이 눈앞이라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무 근처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던 기린 떼.



우리를 발견하고는 멀리 달려가 버렸다-_-



Sesriem근처의 캠프장에 도착했을때 우리가 돌아온 길은 사진과 같이 굉장히 어두컴컴 했지만..



Sesriem이 있는 방향쪽으로는 굉장히 맑았다. 아! 이렇게 대조적이라니..



화장실도 Welcome :-)



캠프장의 매점에서 마실것이 없나 보다가 발견한 바닐라 콕! My favourite! 당연히 한캔 사서 마셨다. 왜 우리나라엔 바닐라 콕이 들어오질 않는거야.. 라고 예전에 마실때도 생각했지만, 남들에게 마셔보라고 했을때의 반응을 보면 왜 안들어오는지 알것 같다. 예전에 들은 말로는 들어왔다가 금새 망해서 나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던거 같은데..



캠프장의 풍경. 사실 사람들이 캠프를 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는 곳들을 제외하고 주변을 바라보면 그대로 이런 풍경이다. Sesriem 캠프장이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풍경이 그다지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이쪽에는 야생동물들도 많아서 밤에는 하이에나나 재칼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고 한다. 물론, 이날밤에도 재칼 3~4마리가 음식을 노리고 다가오기는 했었다.



재미있는 색깔의 분리수거 쓰레기통.



텐트는 이렇게 나무그늘 밑에!



텐트장에서 텐트를 모두 쳐놓고 그외 기본적인 준비를 끝내고서 우리는 바로 세시림으로 이동했다. 세시림은 세시림 캠프 사이트에서 10분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비록 가는 길이 굉장히 울퉁불퉁하기는 하지만 가는 시간이 짧아서 그다지 부담되지는 않는다.



세시림 캐년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세시림은 피쉬 리버 캐년에 비교해보면 나이가 굉장히 어린 캐년인데, 가장 깊은곳의 높이가 25미터정도 된다. 그리 오래된 캐년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세시림 캐년 안으로 들어가볼 수 있다.









하지만 물론 25미터나 되는 캐년이 절대 작은 캐년은 아니었다. 전날 본 캐년이 너무나도 컸던 것이지..







세시림 캐년은 중간에 두갈래의 길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한쪽길의 끝에는 이렇게 물이 고여 있었다. 이곳에서 잭은 세시림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Sesriem이라는 이름의 어원은(어느나라 말이었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6개의 채찍이라는 뜻이다. 독일 사람들이 이곳을 개척할때에 주변이 사막지대라 물을 구할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이 Sesriem 캐년에 고인 물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때에는 지금 사람들이 드나드는 입구쪽의 길이 굉장히 험해서 캐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사람은 물을 뜨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고안했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 낙점된 아이디어가 6개의 채찍을 연결해 바구니를 아래로 내려뜨려 물을 뜨는 방법이었다. 그런 방법으로 물을 이곳에서 떠간 이후로 이곳의 이름이 Sesriem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보통 10년에 한번씩 물이 흐르는데, 그 양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2000년에 홍수가 나면서 30m가까이 물이 차올랐다고 한다. 세시림 캐년 전체가 물에 잠긴것은 당연한 일이고, 심지어 멀리 떨어진 캠프장까지 모두 잠겨 다 떠내려갈 정도였다고 하니 어느정도의 홍수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참고로 이쪽의 강수량은 1년에 10~30mm정도..



물이 높이 차올랐었다고 설명하는 잭.



다른곳에도 이렇게 물이 고인곳이 있었고..



동물들의 흔적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나무는 나미비아에서는 보호종이라고 한다.(남아공에서는 보호종이 아니라고 한다.) 이 나무는 안이 스폰지처럼 구성되어있지만 굉장히 단단한 나무인데 물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며 사는 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의 재질의 특성상 불에 굉장히 잘 타는 좋은 땔깜이기 때문에, 무절제하게 벌목이 이루어져 지금은 보호종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단층의 모습.



우리가 캐년을 빠져나왔을때는 마침 해가 지는 타이밍이었다. 하늘의 구름은 선셋을 연출하기에 적당할 만큼 남아있었고..



슬슬 해가 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행된 선셋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어제와 같은 웅장함은 없었지만, 또다른 느낌의 석양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트럭의 위에 올라타서 캠프장으로 돌아왔다. 잭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타라고 경고했는데, 물론 사고가 나면 모든것은 내잘못이라는 말을 하고는 위에 올라탈 수 있었다. 올라가서 발을 단단히 고정하고 탔는데, 석양과 함께 차 위에서 달리는 기분은 색달랐다. 바로 즐거움~



그렇게 오늘 하루도 마감했다. 내일은 아침일찍부터 모래사구를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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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싹 말라버린 말의 뼈가 정말 생생하네요.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잖아요. 저도 대자연이 살아있는 아프리카 여행가고 싶네요. 부러워요~~
    • 아프리카.. 꼭 가보셔야 할 곳입니다^^..

      말뼈 들고 찍은 사진도 있긴 했었는데 ㅎㅎ.. 차마 공개는;;
    • 정말 예술
    • 2010.07.05 00:59 신고
    하나하나가 이렇게 멋지다니..이런것도 못보고 떠나면 얼마나 억울할까..
    • 작품들이 멋져요~~~
    • 2010.07.21 15:58 신고
    정말 찍는 사진마다 예쁘고 정말 작품이 따로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