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나미비아) 여행기 #13 - 소서스플레이 (Sossusvlei)

Posted by 김치군
2008.04.04 15:08 그외 지역들/05 남아공 나미비아



이날은 듄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모두 일어나야 했다. 다들 아침먹을 시간없이 가볍게 따뜻한 차로 몸을 데우고는 트럭에 올라탔다. 잭은 이번에는 모래를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모래가 들어가서 무거워질 염려가 있는 운동화보다는 맨발이나 샌들을 신고 올라갈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아침은 내려와서 먹을것이라는 말에(이 말이 꽤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사람들은 가벼운 물건들만을 챙기고 바로 트럭에 올라탔다.

새벽에 이동할 당시에는 모래로 된 듄을 올라가는게 얼마나 힘들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3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곳에는 다양한 높이의 듄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가 올라갈 듄은 주차장처럼 마련되어 있는 곳 정면의 듄이었는데, 높이가 200~300m씩 된다는 말과는 달리 굉장히 낮아보였다. 이정도면 정말 쉽게 몇분이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트럭에서 사람이 모두 내린것을 체크하고 난 뒤 사람들은 모두 듄을 향해서 걸어갔다. 나는 갑자기 생긴 자신감에 선두에 서서 듄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 우리가 봤던 그 높이는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말았다. 눈앞에 보이는 높이에 올라가면 또 더 높은 곳이 나오고, 그곳에 올라가면 또 더 높은 곳이 나타났다. 처음에 가볍게 생각하고 잘 타고 올라가는 사람의 페이스를 따라가다가 쉽게 피로해지고 말았다. 덕분에 듄의 정상에 거진 다왔을 무렵에는 한 걸음 한 걸음 떼는것이 굉장히 힘겨웠다. 모래로 된곳을 올라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사실 초반에 페이스가 엉성했던 것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자칫 발을 잘못디디면 넘어져서 카메라에 모래가 들어갈 염려도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만 했어서 체력이 두배로 소모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 출발했을 때에는 3번째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다 올라갈 때 쯤에는 한 8번째쯤으로 밀려나 있었다. 어쨌든 올라와서 일출이 잘 보일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올라왔지만, 개중에는 발목까지 덮히는 높은 등산화를 신고 올라온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모두 정상에 올라와서 물을 마시면서 일출을 기다렸고, 기온 자체는 그렇게 높지 않아서 천천히 일출을 기다릴 수 있었다.



듄의 높은 지역에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물론 모래가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걱정으로 모래에 앚는걸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털썩 앉았다. 무슨 상관이야 모래쯤~



해뜨기 전의 듄 뒤쪽 모습. 저쪽으로 멀리 소서스플레이(sossusvlei)로 가는 길이 보인다.











나는 해가 밝아지기 전에 카메라를 꺼내서 이런저런 사진촬영 준비를 했고,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주위가 점차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밝아지다가 해가 빼꼼 얼굴을 내밀자,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물론 나도 사진을 같이 찍기 시작했는데, 사막의 모래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다른곳에서 본 그 어떤 일출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까만색으로만 보이던 모래가 태양의 빛을 받아서 점점 붉은 빛 모래로 바뀌는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렇게 20여분이 더 지나서 해가 다 떠오르자 사람들은 하나 둘 내려가기 시작했다. 잭은 우리에게 30분후까지 내려오라는 말을 남기고는 그곳을 내려갔다.

















나와 정빈 그리고 같이 갔던 사람들은 주위의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고(높은 듄에서 바라보는 사막의 모습, 거기다가 주변의 또다른 듄까지. 마치 이세계에 와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때로는 그들의 모습을, 그리고 사막의 느낌을 찍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은 언제 찍더라도 좋은 느낌의 사진을 주는 것 같아서 항상 너무 즐겁다.



듄을 뛰어서 내려가는 사람들. 재밌어 보였다.



멀리 보이는 작은 주차장..



그 뒤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야 우리는 듄에서 내려가기 시작했고, 나는 카메라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꼭꼭 닫은 뒤에 올라왔던 길이 아닌 경사를 따라서 뛰어내려갔다. 앞서 뛰어 내려간 사람들이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꽤 심한 경사가 있었던 터라(만일 일반 땅이었으면 발만 잘못 디뎌도 그냥 굴러떨어질만큼의) 걱정을 했었는데, 그 경사에서도 발이 10~20cm씩 푹푹 빠지다 보니까 넘어질만한 그런 위험은 없었다. 물론 중간에 균형을 몇 번 잃기는 했지만 그냥 재빨리 모래에 발을 더 밀어넣으면 그만이었다. 사진만 보더라도 한번에 발이 얼마만큼 빠지면서 내려올 지 쉽게 알만하다.



물론 사막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높은 듄들로 이루어진 사막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막은 TV에서나 보아왔었는데,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은 단지 선인장정도 뿐인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이 지역이 몇년에 혹은 몇십년에 한번 홍수가 일어나면서 물이 지나가기 때문에 곳곳에서 식물이 자랄만한 환경이 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푸른 색깔의 나무들도 곳곳에 있었고, 땅에는 낮은 높이의 식물들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사막과 어우러진 이러한 식물들은 좋은 피사체가 되어주었건만, 실력이 부족해서 맘에 드는 사진이 나오지 않은 것이 너무 안타깝다.



물론 이렇게 작은 새들도 볼 수 있었고^^...

근데 아래에 내려와서 문제가 한가지 발생했다. 내려와서 밥을 먹는 다는 말을 우리 모두가 캠프로 돌아와서 먹는다는 것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저런 물건들을 모두 챙겨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정과 캠프장에 다녀오는 시간의 문제로 캠프장은 다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곳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간단했다.





주차장 한켠으로 마련된 화장실. 시설 자체는 정말 좌절스러웠다. OTL.. 그래도 이런곳에 화장실이라도 있는게 어디야..



아침을 먹고나서 이동한 곳은 소서스플레이(Sossusvlei) 였다. 이곳역시 근처 지역과 마찬가지로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이다. 해안가에서 50km정도 떨어져 있는 소서스플레이는 붉은 모래로도 유명한데, 이날따라 쓰고 있던 썬그라스 덕분에 모래가 더욱 붉게 느껴졌다. 우리는 식사를 마친고에서 작은 차에 10명이 넘는 사람이 올라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했다. 차만 좁았으면 다행이겠건만, 어느덧 하늘로 올라오기 시작한 태양이 뜨겁게 달궈놓은 차량은 올라타서 무언가를 붙잡기도 힘들게 만들었다.



물론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다녀오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다소 엄두가 나질 않았기 때문에 우리 일행은 모두 차량을 탔지만, 꿎꿎하게 걸어가는 사람들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으로 모두 서서 달려갔다. 차 앞에 앉아있는 것은 우리 가이드를 담당했던, 유리코였다.



그래도 땅이 단단해서 차 뒷편으로는 먼지가 일었다. 상당한 양..



옆 사막의 모습. 이 듄들은 계절마다 모두 모습이 틀린데, 계절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그 계절에 따라서 어느쪽으로 경사를 심하게 이루느냐가 달라지게 된다. 우리가 갔을때는 여름이었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여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가이드. 일본인이었는데 사막이 좋아서 이곳에서 5년째 살고있고, 결혼까지 했다고 한다. 일본에 돌아가는 것은 1년에 한번정도. 그래도 욘사마는 알고있었다(-_- ).. 그녀는 우리그룹의 영어수준을 고려해서 영어로 많이 설명하기 보다는 제스춰를 사용해서 설명을했는데, 어찌나 잘 설명하던지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100% 알아듣는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어쨌든 멋진 가이드였다. 사진은 스프링복이 뛰는 장면을 설명하는 모습.



스프링복의 배설물.. 이제 슬슬 태양이 가장 강렬해지는 시간이 다가오는지라 동물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누구나 알고있는 상식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막의 동물들은 아침, 저녁, 밤 시간대에 주로 활동을 한다.



도마뱀인 게코의 발자국.



땅이 굳어져서 만든 지형. 이런 지형도 존재한다.



맨발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가이드. 우리는 신발신고 다녀도 발이 뜨거운데, 그 뜨거운 사막을 맨발로 엄청난 속도로 뛰어다녔다. 그녀도 처음에 사막에 왔을때는 적응이 힘들고, 머리결도 점점 푸석푸석 해지는게 굉장히 힘들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막생활 2년이 넘어가면서부터 피부가 마르고 머리가 푸석해지는거는 없어지고 이제는 완전히 사막사람이 다되었다며 굉장히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아시아인들로만 구성된 그룹은 5년있으면서 처음 본다고 했다. 거기다가 모두 한국인인것은 처음이라고.. 가장 많이 오는 그룹은 단연 일본인들인데, 그때에도 일본인들만으로 구성된적은 없었다고 했다. (역시 우리 그룹이 특수했어..)



자칼 혹은 스프링복의 발자국.







작은 사막만을 보아오다가 이런 규모의 사막을 보니 어딜보든 모두 멋진 풍경이었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온도는 아무런 방해물도 되지 못했다.







그렇게 데드 플레이를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등장한 오릭스. 아무래도 어미와 새끼인것 같았는데, 사람들이 서있는곳 100m정도의 거리에서 뛰어서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가이드는 이렇게 오릭스들이 낮시간에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것은 굉장히 드문 일 이라며, 자신도 3년만에 이런 모습을 보는거라는 말과 함께 이정도면 굉장히 귀한 모습을 본거라고 했다.



뒤따라오는 사람들. 색깔의 차이뿐 주변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모두 모래 뿐이다.



이곳의 모래는 붉은색을 띄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철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이드가 작은 비닐에 자석을 넣어서 모래에 넣고 잠시 흔들었을 뿐이었는데도 상당히 많은 양의 철성분이 달라붙어서 올라왔다. 이 나미브 사막이 붉은 색을 띄고 있는 이유는 이곳으로 이동해 오는동안 산화되었기 때문인데, 반대로 해안가에 가까운 곳으로 가면 모래가 흰색을 띄고 있다.

이곳의 형성은 나미브 사막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미브 사막에서 오렌지리버를 따라서 바다로 흘러들어간 모래들은 한류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이동한 모래는 바다에서 해안가에 쌓이게 되는데, 덕분에 해안가에서 사막으로 바로 이어지는 모습을 나미비아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이 소서스플레이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해안에서 50km정도 떨어진 곳인데, 해안에 있는 모래들이 해풍등의 작용으로 인해서 점점 내륙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 이곳의 모래들의 색깔이 점점 변하게 되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곳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어떤 자연현상이 있었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도달하는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덕분에 비행기를 타고 해안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면 그라데이션처럼 모래의 색깔이 바뀌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참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래가 워낙 고와서 한곳에 팔을 짚었을 뿐이었는데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쏟아져 내리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한참동안이나 내려갔다.



데드플레이. 이곳은 한때 홍수등이 일어났을 때 물길을 따라서 물이 고였던 곳으로 바닥이었던 곳이 말라서 이렇게 딱딱한 지형을 만든것이다. 물론 이곳도 한때 소서스플레이였지만 지금은 말라버려 데드플레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굉장히 특이한 지역으로서 한때 물이있었던 것을 증명하듯 말라버린 나무들이 그곳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사막지역은 홍수가 일어나 지형이 바뀌게 되고, 그와 함께 새로운 곳으로 물이 흘러들어가 지금은 다른곳이 소서스플레이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 그곳도 이런모습으로 바뀌리라. 그리고 데드플레이 이외에도 그 이전 지역인 히든플레이라는 곳도 있다고 한다.







다소 황량한 느낌도 드는 데드플레이.









사막의 모습들. 진짜 어느방향을 보던간에 멋지다 ㅠ_ㅠ



현재의 소서스플레이. 가이드는 일본사람들은 오기만 하면 이곳만을 보고, 사진을 찍고는 후다닥 사라져 버린다고 굉장히 아쉬워했다. (위의 사진은 안내 가이드에 나오는 사진과 똑같은 구도로 찍어본 것이다.) 물론 바람에 의해서 형성된 듄의 모습과, 물이 있음으로서 살 수 있는 식물들의 모습들이 굉장히 멋지기는 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소서스플레이의 모습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데도 그러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화장실과 테이블도 준비되어 있었다.





아까의 데드플레이와는 다르게 사막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물론 이곳에서도 물이 사라지게 되면 데드플레이의 전철을 밟게 되겠지만 일단 지금 당장은 확실히 식물들이 살만한 곳인것 같다.

이곳에서는 한때 다이아몬드도 쉽게 주울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에 사는 부쉬맨들이 달빛에 반짝이는 이 다이아몬드를 줍고, 굉장히 신성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덕분에 이렇게 다이아몬드를 주우러 왔다가 자신의 영역을 침입했다고 생각한 부쉬맨들에게 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지금 현재 이곳에서 살고 있지 않고, 관광객만을 위한 장소가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그 이후에도 부쉬맨의 오래된 이야기에 관해서도 말해줬는데, 예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 읽었던적이 있는 내용이라 다소 지루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화려한 제스춰만큼은 사람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더위를 피해서 나무밑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오릭스들.



하지만 사막만 벗어나도 또 다른 풍경이^^..







길에서도 가끔씩 눈에 띄었던 오릭스들.

소서스플레이에서 야영지로 돌아온 우리는 다음 야영지를 향해서 이동했다. 나미비아 제2의 도시인 월브스베이까지 얼마 멀지 않지만, 다음 목적지는 그 중간에 있는 야영지였다. 그곳에서 또 평소에 보지 못했던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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