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런던-웨스트엔드, 뉴욕-브로드웨이, 그리고 한국...

Posted by 김치군
2010.07.26 13:21 이런저런/나의 문화 생활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굉장히 즐기는 편인데다가, 맘에 드는 뮤지컬이면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도 보는 성격이기 때문에 재미있다는 소리만 들으면 가격과는 큰 상관없이 꼭 보는편에 속한다. 그런 내게 있어서 빌리 엘리어트는 내게 있어서 렌트, 라이온킹과 함께 최고의 뮤지컬 중 하나인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또 한번 볼 기회를 가졌다. 몇년전에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그리고 작년 겨울에 런던 웨스트엔드의 빅토리아 극장에서 본 이후에 또 보는 것이니 이번이 세번째 빌리 엘리어트 관람이다. 영화의 큰 팬이기도 하고, 영화와는 조금 다르게 각색된 뮤지컬도 열렬한 팬이다.

영화의 빌리 엘리어트와 그 가족들, 그리고 뮤지컬의 빌리 엘리어트와 그 가족들을 보면 성향이 조금은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뮤지컬적인 각색을 위해서 영화의 아버지와 형이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리긴 했지만, 뮤지컬은 뮤지컬만의 맛이 있다. 특히, 전반부의 파워풀함, 그리고 1막 마지막의 사람을 끌어당기는 듯한 화려한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이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을 모두 빌리 엘리어트의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런 빌리엘리어트가 한국의 LG아트센터에 들어온다는 소식이 요즘 연일 뉴스를 통해서 들려온다. 올해 초쯤에 빌리 엘리어트의 역할을 할 소년을 뽑는 오디션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데, 벌써 그것이 진행되어서 다음달에 초연을 한다고 하니 참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런던이나 뉴욕의 빌리 엘리어트 역할을 맡은 소년들은 이 뮤지컬을 위해서 연습한 시간이 한국의 그 기간보다 훨씬 길다보니, 정말 빌리 엘리어트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번 뉴욕공연의 빌리 엘리어트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런데, 짧은 기간만에 나오는 빌리 엘리어트가 걱정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다른 뮤지컬들과는 다르게, 이 뮤지컬의 재미를 좌우하는 데 있어서 90%는 빌리 엘리어트라는 캐릭터에 달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중을 쥐고 흔들고, 눈물흘리고 감동하게 만드는 장면은 모두 빌리 엘리어트가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은 10%중 5% 정도는 마이클에게^^).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극 전체를 쥐고 있는 캐릭터를 얼마나 훌륭하게 소화해느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준점이 될 듯 싶다.

특히, 한국에서 라이센스를 들여와서 하는 뮤지컬은 초연은 되도록이면 보지 말고.. 어느정도 기간이 지난후에 봐야 더 나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기는 한데, 뭐 가끔씩 보면 예외도 있는 듯 싶다. 9월 초에 한국에 들어가게 되니, 궁금증에서라도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 공연을 보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마음같아서야 영국, 미국, 호주에 이어 4번째로 하는, 그것도 아시아에서는 첫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이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되기는 한다. 뭐, 한국에서 하는 뮤지컬이 잘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야 누구나 있지 않을까.


오늘 본 빌리 엘리어트 뉴욕 공연으로 돌아와서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여전히 구성과 스토리텔링이 멋진 뮤지컬이라 만족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그 만족도는 빌리엘리어트 공연 중 가장 만족했던 작년 겨울의 공연과 비교해보면 80%정도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사실, 영화와 이전의 런던 공연에서 심어진 빌리 엘리어트의 이미지에 잘 맞지 않는 소년이었던데다가, 뭐랄까 춤도 잘 추고 괜찮은 거 같기는 한데 파워풀한 느낌이 좀 떨어지고.. 빌리 엘리어트라는 느낌이 나지 않는게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사실, 너무 무게감에 없어진 아버지도 그렇지만, 빌리 엘리어트의 형인데.. 머리가 벗겨지다니! 이건 좀...아닌 듯 싶었다. ㅠㅠ.. 아버지와 함께 머리가 벗겨진 형은 빌리 엘리어트의 형이 아니라, 아버지의 동생처럼 보였다. 뭐, 외모를 두고서라도 연기력도 사실 조금 아쉬웠던 듯. 하지만, 극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고, 전체적인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했기에 여전히 추천해주고 싶은 뮤지컬이다. 사실, 뮤지컬 극 중간중간에 보이는 작은 실수는 애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음같아서는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꼭! 런던에서 보라고 말을 해주고 싶지만, 뉴욕의 공연도 그만큼 훌륭하긴 했다. 그리고, 아직 어느정도의 수준일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 빌리 엘리어트 공연이 있을 예정이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한국에서의 빌리 엘리어트 공연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지만, 공연이 시작되봐야 아는 것이니 일단은 살짝 그에 대한 평가는 미뤄두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뉴욕에서의 공연이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대사가 좀 더 잘 들렸다는 점이다. 런던에서 볼때는 정말 내 귀를 의심할정도로 잘 안들렸는데, 미국 사람들이 영국 발음을 하려고 해서일까..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들렸다. 작년 겨울과 뉴욕 공연을 본 지금에는 7개월 정도밖에 기간차가 없으니 내 영어실력이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고.. 어쨌든, 그 덕분에 좀 더 쉽게 뮤지컬을 이해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컬들은 음악이 좋은 뮤지컬들이다. 렌트도 그 음악에 빠져버려서 뉴욕 뿐만 아니라 한국(한국 공연과 오리지널팀)에서까지 4번이나 봤고, 마크 엔소니 같은 경우는 직접 세미나에도 참여했을 정도니까, 뭐 이정도면 팬 인정? ^^. 어제 봤던 Next to normal(넥스트 투 노멀)도 렌트 스타일의 음악을 가지고 있었는데 70%이상 맘에 드는 공연이었다.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는 두말할 나위 없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이 너무나도 흥겨워서 자꾸만 다시 듣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뮤지컬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이 빌리 엘리어트와 라이온킹이다. 그리고, 렌트는 조금 매니악하기 때문에 그 다음 추천으로 꼽곤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미스사이공, 캣츠 등 유명한 다른 공연들도 많지만, 이상하게 개인적으로 끌리는 공연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듯 싶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해봐도 빌리 엘리어트와 라이온킹을 보고서 실망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캣츠같은 것을 보고 졸았다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개인적으로 애정을 듬뿍 담고 있는 뮤지컬이기에 한국에서의 공연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한번 보고 싶기도 하다. 2000회가 넘은 런던 웨스트엔드의 빌리 엘리어트, 500회가 넘은 뉴욕 브로드웨이의 빌리 엘리어트, 그리고 이제 오픈런으로 시작하는 한국의 빌리엘리어트까지.. 모두 좋아하는 공연으로 남았으면 싶다.

그나저나,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 역의 소년들이 너무 궁금하다. 실제로 빨리 봐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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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린
    • 2010.07.26 15:22 신고
    포스팅을 매우 길게 쓰는구나~
    • 뮤지컬이라 사진이 별로 없다보니..

      그냥 공연이야기만 ㅋㅋ..
  1.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봤던 최고의 영화중 하나였는데..
    뮤지컬로 꾸준히 더욱더 알려지면서, 왠지 나만 알고있던 소중한 비밀을 공유해한다는 말도 안되는 아쉬움(?)이.... ㅋ
    아직, 뮤지컬로는 본적이 없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가을에, 런던에서 무슨 뮤지컬을 볼까 고민했었는데, 명쾌하게 빌리엘리어트로 정착이 되네요. ^^
    • 네.. 꾸준히 알려져서 나쁠 건 없지요^^

      런던.. 가시면 빌리엘리엇.. 무조건 강추입니다.

      꼭 보셔야 해요.
    • 지나가는 이
    • 2010.07.28 01:29 신고
    다음달 한국 빌리 엘리어트를 기다리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youtube에서 한국 4명의 빌리들이 함께 한 Electricity를 봤는데, 정말 기대되더라구요!

    그리고 빌리오디션은 2009년 2월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 이 오디션 소식 듣고나서 부터 빌리를 기다렸답니다!ㅎㅎ)

    올해 이뤄진 오디션은 4차 오디션으로 최종 오디션이였구요.
    1년정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한국 빌리들 너무 걱정안하셔도 될듯해요!ㅎ

    빌리 너무 기대되는 공연이에요~ㅎㅎ
    • 저 이제 한국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빌리 엘리어트를 봐야 하는데.. 지금 언제 볼까 고민중이랍니다. 이제 슬슬 달아올랐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2009년이었군요. 개인적으로 시카고의 공연을 보고 엄청 실망했는데..

      한국 공연은 꼭 좋았으면 좋겠어요.
  2. 안녕하세요~
    저 위키드 로터리 같이했었던!! 사람이에요ㅋㅋ

    화요일은 워싱턴에 있어서 로터리 못했네요

    오늘은 메리포핀스랑 라이온킹 봤구요
    내일은 빌리엘리어트!! 결국 표사서 보려구요ㅋㅋ
    메리포핀스도

    결국 위키드 로터리는 포기.......
    저도 언젠가 다시 뉴욕에 가면 그땐 표사서 보려구요~
    • ㅎㅎ 반갑습니다.

      저는 조만간 기회가 되면 뉴욕에 한번 더 가볼 생각인데.. 그때 쯤에는 볼 수 있겠죠? ^^

      이번에 아쉽게도 놓친 공연들이 많아서.. 다음 번에는 꼭 다시 보겠따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공연들은 재미 있으셨어요? ㅎㅎ
  3. 빌리엘리어트~ 정말 좋은 작품이죠` 저도 유럽여행 갔을때 런던 인 할때 한번보고 파리아웃 하기전 유로스타타고 가서 또 봤답니다
    우럽여행하는 내내 빌리 음악만 들었던듯...ㅎㅎㅎ
    저는 나름 뮤지컬을 하고있는 배우인데요, 블로그로 뮤지컬 좋아하시는 분 글을 읽으니 반갑네요~
    내년 2월에 공연될 예정인 지킬엔 하이드 작곡가 Frank Wildhorn과 연출가 Gabriel Barre가 참여하는 '천국의 눈물'도 관심가져주세요~ㅎㅎ
    그리고 저는 해외에 있어 오디션을 보지는 못했지만, 빌리엘리어트 오디션 굉장히 오랫동안 봤구요
    트레이닝도 1년가량 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노랫말 번역에서 오는 괴리감.. 웨스드 엔드 공연을 먼저 보신 분들이라면 더욱 더 크게 느기시겠지만,
    개인적으로 한국배우들만큼 열정적으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 없어요~ 세계여러곳을 여행해 봤지만, 정말 사실입니다.
    암튼 좋은 블로그 만나서 반갑네요~ 저는 이제 블로그 만들어서 배워가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ㅎㅎㅎ
    즐거운 여행하시고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자주 놀러올께요~*^^*
    • 네.. 빌리 음악도 정말 너무 좋죠..

      부드러운 음악에서부터 가슴을 쾅쾅 울리는 음악까지..ㅎㅎ

      앞으로 진행될 공연들..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봐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있는데, 참 비용도 그렇고 ^^

      그래도, 빠지지 않고 가능한 한 다 보려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