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아름다운 시가 있는 마을과 정지용 시인 생가..

Posted by 김치군
2010.03.25 08:00 아시아/국내 여행 이야기

기대하고 기대하던 맛있는 생선국수로 점심식사를 한 후 버스는 옥천읍에 있는 정지용 시인의 생가에 도착했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옥천읍 상계리/하계리와 멋진 신세계는 충북 팸투어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이었다. 날씨만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던 곳인데.. 정말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런 곳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릴적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참 좋아하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는 1974년에 허물어지고, 이곳에 들어서 있는 것은 새집이라고 한다. 정지인 시인이 태어났던 그 생가가 아니라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생가에서 그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새로 들어선 집이라고는 하지만, 곳곳에서 옛날의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벽에 걸려있는 고추와 옥수수하며, 아궁이로 불을 지피는 부엌, 방안의 사진과 여러가지 물건들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집에서 정지용 시인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물론, 그의 직접적인 생가는 아닐지라도.



정지용 시인의 생가 옆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바로 옆에 붙어있다. 생가를 방문함과 동시에 정지용 시인의 문학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그와 관련된 문학관에서 어린시절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시와 관련된 '향수'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문학관 입구 옆 의자에 앉아있던 정지용 시인의 밀랍인형. 인형의 얼굴보다 뒤의 사진이 훨씬 젊어보인다.





문학관에는 정지용 시인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의 저서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저 시집을 직접 펼쳐서 읽어보고 싶지만, 잘 보존해야 될 물건이기에 그럴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문학관의 화장실로 가는 벽 옆에는 이렇게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젊은 정지용 시인과 해학적인 느낌의 다른 그림들이 굉장히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정지용 시인이 향수에서 느꼈던 그 곳이 지금은 이렇게 작은 실개천으로 변해 있다. 그가 그리던 그 풍경이 아닐지라고 하더라도, 이곳은 잔잔한 아름다운 시가 있는 마을로 변했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 뿐만 아니라 마을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매력. 이것이 관광지로써 개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정지용 생가 맞은편에 있던 구읍식당

'나지익 한 하늘은 백금빛으로 빛나고.. - 갑판우'


향수 치킨호프..

'흑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를 휘적시던 곳.. - 향수'


명광 정육점..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향수'


에덴 종합마트.. 시가 있는 상회


사랑 노래 연습장..

'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 그의 반'


구읍 우편취급국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님설거리나니... - 오월소식'


일월 행운 마트..

'해ㅅ살 피여 이윽한 후, 머흘 머흘 골을 옮기는 구름 - 조찬'


갈릴레아 미용실, 바다 이용원..

'나의 가슴은 조그만 갈릴레아 바다.. 때없이 설레는 파도는.. - 갈릴레아 바다'


구읍 할인 상점..

'꿈엔들 잊힐리야 - 향수'


정지뜰 식당.

'불 피어오르듯하는 술 한숨에 키여도 아아 배고파라. - 저녁해ㅅ살'


앵도 미용실..

'앵도 나무 밑에서 우리는 늘 샛동무 - 딸레'


문정식당..

'춘椿나무 꽃 피뱉은 듯 붉게타고 더딘 봄날 반은 기울어 물방아 시름없이 돌아간다 - 홍춘'


정지용 생가의 구경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마을 전체에서 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교과서에서 보던 시들을 실제로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마을. 정말 이런 곳이 있구나.. 싶어서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시라는 것이 언어를 초월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여도, 한국 사람에게는 큰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아직까지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꼭 한번 가보라고 말하고 싶은 곳. 그곳은 정말 잔잔하고 아름다운 시가 있는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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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지용 마을이라고 해도될것 같네요 ㅎㅎ
    요즘 문학관들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전국에 있는 문학관만 돌아다녀도 즐거운 여행이 되더라구요 ㅎㅎ
    • 네.. 정말 정지용 시인의 시들이 가득한..

      정지용 시인의 마을이었어요.
  2. 하나하나가 정말 구경거리네요..간판들도 너무 이쁘고..
    옛날분인데..참 잘생기게 생긴거 같아요^^
    • ㅎㅎㅎ 그쵸..

      근데 저 밀랍인형.. 미화된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ㅋㅋ
  3. 옥천을 다녀 가셨군요. 잘 보고 갑니다.
  4. 저런 곳들이 더욱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 네.. 국내에도 멋진 곳들이 정말 많은데..

      아직 많이 발굴되지 못한 기분이에요.
  5. 문학관도 볼 거리가 많은 데다가 마을도 참 예쁘네요.
    가족 나들이로 가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밀랍인형도 참 인상적이에요 ㅎㅎㅎ
    • 네.. ^^;;

      마을을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6. 한국의 여행지도 이렇게 재미난 곳이 많아져서 너무 좋아요. ^ㅁ^
    팸투어는 정말 좋은데요? 한국에 가면 꼭 참여하고 싶네요.
    간판도 알록달록 이쁘고..외국분들도 좋아할만한 곳이 될꺼 같아요!
    • 네..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팸투어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7. 문화의 파급력이란건 정말 볼수록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정지용 시인이라는 하나의 문화가 한개의 도시를 먹여살리는 모습이 정말 놀라워요
    예전에 책에서 영국에 헤이 온 와이 라는 헌책방 마을에 대해서 본적이 있습니다.
    문화의 파급력은 역시 대단해요..;
    • 네.. 문화라는 것이..

      정말 우리가 생각 하는 것 이상으로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지요.

      거기다가, 정지용 시인이니까요^^
    • 엣지녀한분
    • 2010.03.29 10:38 신고
    제목만 보곤, 시 카페인줄..... 잘 봤습니다. 약간은 촌스럽지만 마을 전체가 제 나름의 방식으로 시인을 사랑하고 간직하려는 소박한 마음이 엿보이는게 보기 좋습니다.
    • ㅎㅎㅎ 시 카페라고 하면 작지만..

      이렇게 마을이 되니 정말 보기가 더 좋기 그지 없습니다.
    • 옥천인
    • 2010.04.01 18:03 신고
    실개천 사진에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보이네요ㅋ

    실개천 복원사업 들어갈 예정이랍니다.... 생가 위쪽 언덕에 있는 유료 낚시터도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들었고요

    현제 옥천ic 나오자마자 사거리 좌측에 공원을 만들고 있는데요, 생가 주변을 관광지로서 많이 투자하고 있는듯 싶습니다.

    소박하고 정말 향수가 느껴지는 시골같은..그런 분위기의 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 그곳에 사시는군요 ^^

      복원사업이 잘 되어서 좀 더 멋진 개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지용 시인이 그리던..^^
  8. 문학관보다 식당 간판들이 눈에 더 들어오네요.
    시를 좋아하는 저에게 정지용시인은 가슴에 남는 분이죠.
    • ㅎ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지용 시인의 시를 좋아할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도 참..좋아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