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모전_에피소드] 해외를 여행하며 만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Posted by 김치군
2010.09.12 23:24 비범한 여행팁/Traveler Essay
 
해외를 여행하다보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집니다. 또한, 많은 곳을 방문하고, 때로는 스쳐지나갑니다. 오랜 시간동안 해외를 여행하면서,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실이 된 적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나라에 따라서 한국의 이미지가 굉장히 좋은 곳들도 있고, 별로 좋지 않은 곳도 있고, 한국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곳이냐며 되묻는 사람도 만나기는 하지만.. 10년전에 여행을 할 때 와 지금 여행을 할 때 한국의 이미지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을 가장 쉽게 알리는 길, 스포츠?

여행을 다니다보면, 각 나라마다 좋아하는 스포츠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 여행했던 미국은 야구가 한창 시즌중이었기 때문에, 야구이야기라면 쉽게 말문을 틀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죠. 캐나다를 거쳐서 다시 뉴욕주로 들어오던 날, 국경을 지날 때 우리의 목적지는 클리블랜드였습니다. 바로 추신수의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서였죠. '미국에 왜 가느냐?'라는 질문에, '야구경기를 보러 간다'로 시작해서 오히려 입국에 필요한 질문은 거의 받지 않고, 뉴욕 양키즈의 박찬호(이적 전이었습니다.)가 더 잘했으면 좋겠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서 참 잘하더라. 라는 이야기만 하다가 바로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여태껏 미국 국경을 통과하면서 질문을 거의 받지 않고 이렇게 쉽게 잡담만 하다가 통과를 해 본 것은 처음이었네요. 작년에 여행을 할 때에는 WBC가 막 끝났을 때였는데, 그 때에도 시애틀에서 WBC의 결과를 알고 있는 미국 사람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가 아닌 WBC에 관심을 안가진다고 했지만, 의외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었던 거지요. 그들은 한국의 결과까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WBC와 관련해서 가장 큰 반응을 보였던 나라는 다름 아닌 쿠바였습니다. 쿠바에서는 일단 말을 시작하고, 한국인임을 말하면 90%의 확률로 나온 단어가 바로 야구였습니다. 쿠바 사람들에게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바로 야구를 잘하는 나라로 남아있는 것이었지요. 심지어는 한국 선수들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쿠바 밖의 소식을 접하기 힘든 쿠바사람들이 이정도로 한국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역시 스포츠의 힘이 참 강하기 때문이었겠지요.

유럽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랐습니다. 영국 여행을 할 때에 만난 사람들은 다름아닌 축구 이야기에 열광했습니다. 비록 자기의 팀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의 박지성을 알고 있고, 월드컵의 본선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더군요. 런던의 펍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옆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축구 이야기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겁니다. 어떤 것보다도 스포츠 이야기로 쉽게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사람들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고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바로 스포츠가 되었던 겁니다.

사실, 비단 이런 유명한 스포츠들만 한국을 알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9년에 캐나다 벤쿠버를 여행할 때, 벤쿠버 동계올림픽 경기장들을 미리 둘러본 일이 있었습니다. 이 때에는 우리 피겨의 요정인 김연아 선수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미국의 포틀랜드를 여행할 때에는 골프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과 LPGA의 한국 선수들인 신지애 선수나 박세리 선수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거죠. 어찌보면 사람은 개개인일 수 있지만,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각인 시킬 수 있는 스포츠는 참 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류, 아직도 여전한 인기?

유럽이나 미주와는 별개로 아시아권에서 한국을 보는 이미지는 조금 다릅니다. 스포츠를 통해서 한국을 본다기보다는, 드라마나 음악과 같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한국을 알고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2000년대 중반에 동남아 여행을 하면서 놀랐던 것 중 하나 한국의 온라인 게임들이 동남아의 많은 PC방들에 설치되어있고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지요. 그렇게 곳곳에 한류가 퍼지더니, 요즘에는 TV를 틀면 한국 노래가 흘러나오거나 한국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류가 과거보다 못하고, 요즘에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문화 컨텐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나라의 언어로 더빙된 드라마도 그렇고, 길거리를 걷다보면 한국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한국의 드라마 이야기라서, 드라마에 문외한인 제가 오히려 더 당황스러운 적도 많을 정도였으니까요.

이제는 해외의 광고판에서 한국의 연예인들이 웃고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니까요. 아직 가보지는 못한 많은 나라들에서 이러한 한국의 문화 컨텐츠들 때문에 한국이 알려진다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겠지요. 이런 문화컨텐츠는 단순히 TV나 노래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넷 세상에서도 한국이 만들어낸 다양한 콘텐츠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이러한 한류가 방송과 관련된 컨텐츠를 넘어서 음식으로도 넘어가고 있습니다. 만난 외국인들이 알고 있는 한국 음식이라고는 불고기, 김치가 전부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한국음식을 줄줄 외는 사람들도 쉽사리 만날 수 있습니다. 갈비나 돌솥비빔밥같이 그래도 꽤 유명한 메뉴는 그렇다치고, 순대국, 쌈밥, 된장찌개, 김밥, 냉면, 잔치국수 등의 음식들을 알고 있는 외국인들도 많다는데 의외로 놀랐습니다. 특히, 요리사가 화려한 쇼를 보여주면서 바로 앞에서 뜨거운 돌솥에 담겨진 밥을 비벼주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식당은 정말 특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음식들도 제대로 알려지기만 한다면 한국 음식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텐데요.



세계에서 만나는 한국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가장 쉽게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한국 기업들의 물건이나 여러가지 활동들입니다. 삼성의 핸드폰이나 카메라 광고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 현대나 기아의 자동차들도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의 물건들이지요. 한국의 기업들이 국적을 딱히 밝히지 않고 판매하는 전략을 피던게 엇그제 같은데, 지금은 각 회사의 국적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2006년도에 콜롬비아를 여행하면서 음식을 잘못 먹은 덕분에 장염이 걸려서 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 의사분께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삼성 전자제품을 쓰고 있는데 꽤나 내구성이 좋아서 좋아하는 편이고, 운전하는 자동차도 엑셀인데 오래탔지만 아직도 멀쩡해서 꾸준히 더 타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한국을 좋아하니 공짜로 치료해줬었습니다. 병원에서 한국인이란 이유로 이런 특혜를 받아본 것도 처음이었지요.

여행을 하다보면 박물관이나 놀이동산 등 여러 관광지들을 필수적으로 들리게 됩니다. 그런 곳들에 들어서면서 한국어 안내책자나 안내방송 등이 있으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일본어와 중국어는 있지만, 한국어는 없는 곳을 발견하면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지요. 최근에는 대한항공이 세계 3대박물관에 한국어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가이드북을 넣기도 했고, 개인이 자발적으로 박물관에 기증한 경우도 있었지요. 일본의 경우에는 워낙 한국 방문객이 많다보니 한국사람이 많이 안오는 지역에서도 미리 한국과 관련된 안내 가이드를 마련해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미리 한국인 여행객들에 대한 배려가 되어있는 것 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이러한 한국의 물건들, 혹은 한글들은 꼭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너무 반가울때가 많습니다. 우연히 갔던 숙소의 에어컨이 한국 제품이라거나, 유스호스텔에서 빨래를 하려고 봤더니 20년 묵은 한국 세탁기를 발견하고, 페루의 리마에서 돌아다니는 수많은 티코를 발견하거나, 외국에 수출되어서 잘 운행되고 있는 버스들을 발견할 때에도 반가움은 최신의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만큼 반가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많은 것들을 외국의 사람들도 좋아하고,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현재 한국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10년전에 해외여행을 하면서 만난 외국 사람들과, 최근에 여행을 하면서 만난 외국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천차 만별입니다. 과거에 여행을 하면서 한국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사우스 or 노스?"라고 묻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묻는 사람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혹시,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정확하게 위치를 설명해내는 사람들의 숫자도 생각보다 들었습니다.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대답하던 사람들이 대다수였던 과거와 비교하면 정말 놀랄만한 변화지요. 여전히 북한인지 남한인지 묻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는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느껴지는 것.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우리나라의 위상이 달라졌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한국을 여전히 위험한 나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이어 나오는 북한관련 뉴스에 한국은 여전히 안전한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한국에 대해서 좀 더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에서 1-2년 정도 영어선생님을 하다 왔다는 사람들 혹은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이겠지요.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2006년에 뉴멕시코에서 만났던 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는 한국에 대해서 참 많은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여태껐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적어도 여전히 한국의 이미지는 좋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동남아의 몇몇 나라들에서는 일부 개념없는 여행객들로 인해서 한국 사람들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서 전 세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에는 한국을 좀 더 발전한 나라.. 그리고 잘 사는 나라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의외로 한국의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하면서 그 지역을 위한 활동을 한 경우도 많고,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규모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국의 외교부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무능한 편에 속하지만, 정말 일반 여행자에서부터 스포츠스타들, 그리고 기업들과 많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싶네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곳을 알기를 소망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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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좀 더 덧붙이자면 한국음식을 알릴때
    한국음식만한 것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보다
    한국음식도 끝내준다! 고 얘기하는 여유가 있으면 더 좋겠지요. ^^
    • 그쵸.. ㅎㅎ..

      근데, 더 좋은건..

      역시 먹여보는 것 같습니다. ㅋ
  2.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글 잘 봤습니다. ㅎ

    저도 몇년 안 나와 살았지만 위상이 점점 나아지는걸 느낄 수 있겠더라구요.
    아직 갈길이 멀기도 하지만요. ^^
    • 네.. 안좋은 이미지도 조금 늘고 있는 거 같지만..

      그래도 좋은 이미지가 더 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3. 역시 김치군님입니다.
    가본 곳이 많으니 표현된 것도 다양하네요~
    저렇게 여행하다가 우리나라와 관련된 무엇인가를 만나면 어쨌든 반갑지요~
    • 네.. 딱히 아주 애국자가 아니지만서도,

      해외에서 한국과 관련된 것을.. 특히 한국과 먼 나라에서 만나면 더 반갑죠..
  4. 와우~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고 가요.
    • 순수한어른
    • 2010.09.14 14:07 신고
    20년묵은 세탁기ㅋㅋㅋㅋ
    제 블로그에 출처밝혀서 퍼가욤ㅋㅋ^^
    • 정말 오래된 제품 같지요? ㅎㅎ

      저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ㅋ
  5. 오~~ 너무 좋은글이네요..재미나게 봤어요...
    논문 같은걸요..!? ㅋㅋ ^^
    • 아하하하..

      논문 수준은 아니랍니다 ㅎㅎ
    • Leons
    • 2010.10.22 17:02 신고
    요즘 뉴스를 보니 미국 드라마 '로스트' 에서 나오는 한국 배경이 왜곡 되었다는 소식이 나왔는데요.
    로스트 제작진들을 탓하긴 보다는 우리나라 좋은 문화,이미지를 알리지 않는 것도 잘못된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우리나라를 못사는 나라이거나 안좋은 이미지로만 인식하고 있어서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좋은 문화,이미지를 많이 알리는것도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평판도 좋아지기도 하구요. ㅎ
    제가 쓴 댓글이 실례가 된다면 죄송합니다. ^^;
    • 실례일리가 있나요 ^^

      로스트는 저도 즐겨보는 드라마였는데, 정말 저게 한국인가 싶은 화면이 나오긴 했었죠.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의외로 한국이 배경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는 점입니다. 그건 앞으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생각합니다 ^^
    • ㄴㅇㄹㄴㅇ
    • 2012.12.30 16:59 신고
    진짜 유럽, 미주 지역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희박한 것 같더군요...
    • ㅇㅇㄴㄹ
    • 2013.07.31 17:51 신고
    솔직히 10여년전 태국에서조차도 한국을 잘 모르더군요 하지만 현재는 한류때문에 크게 인지도가 향상된 걸 보면 유럽, 미주 지역에서도 그렇게 변화할 날이 올거라고 믿네요....
    • fiorentina
    • 2017.07.10 16:39 신고
    몇 년 전 김치군님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지금은 여행 준비하다 다시 찾게 되어 혼자 막 반가워하고 있습니다. 역시 좋은 글 많이 읽고 갑니다.
    사진에 갑자기 우리동네에 다니는 버스가 나와서 급당황했다가 빵 터지고 갑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