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발견하는 한국어 낙서들, 다른 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 WHY NOT?

Posted by 김치군
2010.02.26 06:48 비범한 여행팁/Traveler Essay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임으로 시작된다. 설레임을 가지고 도착한 여행지는 언제나 새로움으로 가득하고, 멋진 자연풍경이나 건축물, 미술품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도 한다. 때로는 여행을 하면서 그 공간속에 있는 나 자신을 어떻게든 흔적으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한 욕구가 잘못 발산되었을 때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한국사람들이 써놓은 낙서를 발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낙서는 정말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한국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면 이러한 낙서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유럽의 유명 관광지의 벽이라거나 난간 등 낙서를 하는 곳도 다양하다. 그런 것을 발견할때면 정말 너무 부끄러워서 어쩔줄 모를때가 많았다. 물론, 한국사람들만 낙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이렇게 낙서를 하지만, 한국사람이라서 한국어가 더 눈에 들어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낙서는 그저 미관을 해치는 낙서로만 남는다. 이제 우리도 여행을 하는 사람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 되었으니, 이런 부분에서는 좀 더 신경을 쓰고 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순간의 치기로 낙서를 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좋은 기억으로 남는 이유가 될테니.

<남아공, 희망봉에 있는 바위의 낙서>

<일본 오사카에서 발견한 한글 낙서들>

<캐나다 카필라노 현수교, 아예 한글이 예제로 낙서를 하지 말라고 되어있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캐나다 카필라노 현수교에 있던 안내문이었다. 카필라노 현수교 안으로 있는 우림지대에는 난간들이 이어져 있는데, 그곳에서 많은 낙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낙서들 중에는 한국어로 된 낙서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벤쿠버 역시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위 안내문이었는데.. 낙서의 예제로 되어있는 글자가 "빡쎄"라고 쓰여있는 한글이었다. 물론 낙서들 중의 일부를 촬영해서 사용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어가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의 안내문에 버젓이 '낙서의 예제'로 올라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캐년랜드에서 돌로 쓴 글, 손으로 문지르면 그냥 지워졌었다.>

<캐나다 호니페인, 발로 만들었던 글짜. 30분도 안되서 자취가 사라졌다.>

정 자신이 갔던 곳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공간에 남기고,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들어 눈 위에 손이나 발로 글을 쓴다거나, 해변에서 모래에 손으로 글씨를 쓴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사라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낙서에 대한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 곳에서 남긴 글씨는 사진속에 그 풍경과 함께 영원히 남아있을테니, 추억으로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콜롬비아에서 다른 여행자들을 위해 남긴 여행정보, by 쁘리띠님>

<숙소나 여행지의 게스트북에 남기는 한마디>

<하나의 문화로 참여를 하는 것, 모로코 아실라>

그러고보니 그렇게 여러번 여행을 하면서도, 사라지는 것 이외에 나만의 흔적을 남겨본적이 없었다. 게스트북도 읽어보기만 했지, 내 이름을 남긴적이 없었다. 어쩌면 조금은 부끄러웠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만났을 때 반가운 한국어들도 꽤 많이 있었다. 물론, 한국어로 적힌 상점들이나 광고들이야 당연히 그렇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남겨놓은 흔적 중에서도 기분 좋은 것들이 많았다.

콜롬비아 뽀빠얀을 여행하던 숙소에 있었던 쁘리띠님의 근교 여행정보. 얼마 되지 않은 여행정보라서 근처의 상황이나 가격을 파악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다. 콜롬비아 같이 한국사람이 없는 곳에서 만난 손으로 직접 쓴 한국어 여행정보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기쁘게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나도 다음번에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오지 않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한 여행정보를 꼭 손으로 남겨놓으리란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는 이렇게 인터넷으로 글을 남기고 있지만..

또다른 기분 좋았던 것은 모로코의 아실라에서 만났던 벽화였다. 아실라는 여름마다 열리는 벽화 페스티벌로 굉장히 유명한 곳인데, 이곳에 현재 한국사람들 몇명이 코이카 봉사활동으로 머무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벽화는 페스티벌이 벌어진 구시가지 내의 작품이 아닌 외곽쪽에 그려진 작품이었지만.. 벽화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이런곳에서 한국어를 만날 일은 없었을텐데 하는 그런 기분? 벽화와 함께 오른쪽 아래에는 '문지혜'씨 자신의 이름이 쓰져져 있었다. 물론, 벽화가 그려진지 시간이 좀 지나서(이곳은 매년 여름에 다 새로 그려진다.), 조금 바래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낙서는 모두를 불쾌하게 만든다. 하지만, 내 흔적이 정보가 된다거나, 의미있는 것이 된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나 역시도 다음번에는 보다 긍정적인 나만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WHY NOT?


신고

해외 자동차 여행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신가요?
하와이, 유럽, 미주 자동차 여행에 대한 질문과 답변은 드래블 카페에서!
http://cafe.naver.com/drivetravel [바로가기]




2017년, 하와이 가이드북 '하와이 여행백서' 완전개정판!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
  1. 가끔은 해외에서 정말 부끄러운 낙서들이 종종 눈에 보이더라구요..
    때론 도움이 되는 메모도 있겠지만.
    시도때도 없이 낙서하는 사람들, 머리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요 >.<
    • 네.. 정말..

      생각없이 낙서를 남기는 사람들..

      너무 부끄러워요..
  2. 어떤건 애교로 봐줄만하지만 어떤건 정말 눈쌀을 지푸리게 만듭니다
    괜히 어글리 코리안이 아닌거 같아요~ 휴~
    글 잘 읽고 가요 ^^ 좋은하루되세요~!
  3.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리 낙서들을 좋아하는 지 절벽에도 낙서를 새겨 놓았더군요.
    그런 재주를 좀 좋은 곳에 쓸 수 없을까요? ^^;
    • 어느절벽이었나요..

      외국사람들도 낙서를 많이 하지만,

      한국사람이라 한국 낙서가 더 눈에 띄나봐요.
  4. 우리나라 안에서도 하지 말아야할 곳에 부득불 낙서하는 것들이 많죠. 트랙백 하나 겁니다.
    • 그쵸.. 정말..

      저런곳에 왜 낙서를..

      이란 생각도;;
  5. 아.. 정말 어디를 가도 낙서는 꼭 있더군요..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네요ㅠㅠ
    • ㅠㅠ 한국사람의 낙서를 찾을때마다..

      부끄러워집니다..
  6. 유명지에서 볼 수 있을법한 저런 낙서들....정말 볼적마다 챙피해지더군요.
    • 으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는게..

      한국 사람들의 낙서죠.
    •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 2010.02.26 14:28 신고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한국인의 행위를 미국인도 일본인 중국인들로 다 속속 알고 있어 낙서 못 할 걸... 해외파들로 현지 경찰에게 얼마나 협조적인데... 아마 낙서 한 여행지 다시는 못 여행 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해외에서 한국인이 한국인의 불편을 스슷로 자최하는 꼴이 됩니다. 아마 그들 나라에서 한국 와서 영어로 중국어로 낙서할 수 도 있습니다. 더러운 관행과 정책이 만든 현재의 이 나라 국민성이 스스로 이 나라를 발목 잡는 형테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 아마 낙서를 하는 분들은..

      그런거 신경도 안쓰고 한다는게 문제죠 ㅠㅠ..

      개념 있는 분들이야 당연히 낙서하실리 없고..
  7. 낚서를 문화로 받아 들이기도 하지만.. 가끔 해외에서 한글로된 낚서를 발견하면..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 집니다..
    • 낙서를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위의 사례는..^^;;
  8. 해외에서 보는 한글 낙서는 참 부끄럽더군요.
    우리나라 관광지에 하는 것도 보기 싫은데 외국에서까지 그러고 싶은지.. 그것 참 알 수 없는 심리입니다.
  9. 해외를 안가봐서 볼랐었는데...
    한국어로 낙서가 되있는지는 몰랐네요...
    부끄럽습니다. ㅠㅠㅠ
    •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에는..

      의외로 쉽게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10. 근데요. 외국에 가서도 저런 낙서를 하는 사람들 한국 망신을 시키려고 작정한 사람들 같네요. 정말 국가망신을 시키는 사람은 따로 있네요.
    • 그 사람들은..

      아예 자기의 순간적인 즐거움 외에는..

      생각을 안하는 사람들이겠죠..
  11. 지금은 아니지만 80년대 하와이 최대 관광지인 Ala Moana에는 '한국인 출입 금지' 푯말이 붙어 있기도 했답니다. 얕은 바다에 물고기들이 사람 발자욱 소리 들으면 먹이 주는 버릇때문에 모여들었는데, 그거 잡겠다고 뛰어든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었다죠.
    • 그정도였었나요..

      정말 부끄럽네요 ㅠㅠ..
  12. 음,,,국위선양 제대로 하는군요..빡세는 ㄷㄷㄷ ^^ㅋ
    그나저나 누구든 이런 글 보면 안좋을줄 아는데 도대체 왜 하는 걸까요 ^^;;;
    • 빡세는..

      제대로 국위선양이죠. (-0-).. 반어법.
  13. 우리나라에서도 낙서가 많이 보였는데..
    해외에도 많군요..-_-;;
    • 네.. 한국사람들이 많이 가는 여행지에는..

      어김없이 볼 수 있더군요.
  14. 특히 식물이나 유적지에 낙서는 인상을 찌푸리게 하더라구요....
  15. 일본에서도 수학여행으로 해외에 갔던 대학생들이 남긴 '낙서'가 문제가 되어서 사과 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김치군님 말처럼 낙서를 할 때는 지워질 수 있는 곳이나, 남겨도 되는 곳에 하는 성숙한 여행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마지막의 영상은 뭔가요? 해외에서는 보이질 않아요;; 김건모씨인가;
    • 휴... 정말 어느나라사람이건..

      낙서를 하지 않을 수 없는걸까요^^;;
    • 문지혜
    • 2010.05.10 05:32 신고
    여기서 제 그림을 보게 될 줄이야. 너무 반갑네요~ ^^
    아실라 오셨을때 만났더라면 더 반가웠을텐데요~
    언제 오셨던거에요? ㅋㅋ
    아무튼, 반갑고~ 감사해용^-^
    • 2010.06.08 09:22
    비밀댓글입니다
    • 2017.02.09 06:05
    비밀댓글입니다